1.1조 손실 개미의 선택…급락장에서 실적 확인 없이 '다음 주자'로 몰리는 함정
반도체 급락으로 35% 손실을 본 개인투자자들이 실적 악화를 외면하고 공익주로 자금을 쏠리는 패턴이 포착됐다. 변동성 확대기에 저평가 검증 없는 군집 매수의 위험성을 분석한다.
7월 한 달, 반도체 주가가 파국이었다. 한 종목은 35.2% 급락했고 다른 한 종목은 21.4% 내렸다. 개인투자자들이 이 두 종목에 1조 원 이상을 집중 보유했다.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투자자들의 다음 선택은 흥미로웠다. 같은 주기에 손실 종목을 팔지 않고 '추가매수'를 단행한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실적 악화를 외면한 감정적 롤오버
반도체 손실에서 벗어나려는 개인투자자들이 선택한 종목들의 실적은 어땠을까. 최다 순매수 종목 중 하나인 한국전력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7.1% 감소해 1조 1286억 원에 그쳤다. 이란 사태로 인한 유가 급등이 연료비를 중대하게 압박했던 상황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이 악화된 실적을 확인하기 전에, 또는 확인했음에도 자금을 옮겼다. '배당 수익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실적 분석을 압도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 현상은 단순한 '자산 재배치'가 아니다. 6월 22일 코스피가 9114까지 상승했다가 7월 29일 5663까지 하락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저평가 기준 없이 다음 매수 대상을 정한 것이다. 반도체 손실을 회복하겠다는 심리가 '어디든 도망치기'로 전환된 셈이다. 특정 종목의 펀더멘털보다 '상대적으로 덜 떨어진 것 같은' 섹터 선택이 기준이 된 상황이다.
변동성 확대기 포트폴리오 방어의 맹점
여기서 간과된 신호가 있다. 급등락 와중에 헤지펀드 포트폴리오가 7월 말 AI 관련 주식의 급격한 변동성으로 타격을 입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개인투자자들의 시장 판단 기준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방증한다. 인기 있는 테마를 따라다니다가 큰 손실을 본 후, 다른 테마로 옮기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뜻이다.
변동성 장세에 커버드콜처럼 옵션 활용을 통한 방어 전략을 찾는 투자자들이 늘었다는 뉴스도 나왔다. 이는 개인투자자들이 느끼는 불안감의 규모를 암시한다. 단순 매매만으로는 생존이 어렵다는 깨달음이 반영된 현상이다.
개인투자자가 점검해야 할 것들은 다음과 같다. 새로 매수하려는 종목이 저평가인지, 아니면 시장 심리에 따른 '상대적 덜 떨어짐'인지 구분했는가. 실적 악화 종목을 추가매수할 때 회복 근거가 명확한가. 손실 심화 속에서 자산을 옮길 때, 손실 회복 시간표는 설정했는가. 포트폴리오가 특정 테마나 섹터에 편중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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